gnb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메뉴닫기

2020 뉴스1 내집마련 길라잡이

임대차2법 첫날…세입자·집주인 문의 늘고, 중개사도 혼란


송고 2020-07-31 14:53

공유하기

"집주인 피하다 먼저 계약하자고 해…착한 임대인 사라질 것"
집주인·세입자 간 갈등 우려 ↑, 국토부 관련 Q&A 게재

30일 서울 송파구 한 부동산중계업소에 부동산 매물정보가 붙어 있다. 2020.7.30/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임대차2법 시행으로 전세대출 추가가 어렵다고 하는데도 있고, 아니다 가짜 뉴스여서 전혀 지장이 없다고 하는데…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오전에만 집주인, 세입자 가리지 않고 문의 전화가 수없이 오고 있어요."(마곡지구 C공인중개업소 대표)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상한제가 시행된 첫날, 전세시장은 다소 혼란스러웠다. 법 시행에 따른 보증금 조정이나 계약서 작성 등을 묻는 전화가 각 지역 중개업소마다 빗발쳤다.

집주인들은 재산권을 행사하기 위해 강화된 세입자 보호 규정을 피하는 방안을,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갑자기 월세로 전환할 수 있는지 공인중개사에게 문의하고 있었다. 그러나 중개사들도 언론이나 포털 부동산카페에 나오는 내용으로 대응할 뿐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이 없어 애를 먹고 있었다.

31일 정부는 임시 국무회의에서 세입자의 전·월세 계약 기간을 4년간 보장하고, 전월세 인상 폭을 5%로 제한하는 내용을 담은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 공포안을 심의·의결했다. 전날(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개정안은 이날 문재인 대통령 재가를 거쳐 관보에 게재되면 유예 기간 없이 즉시 시행된다.

먼저 법 시행 전 가격을 올려서 계약서를 빨리 쓰자는 집주인과 쓰지 않겠다는 세입자간 신경전은 일단락됐다. 성동구 금호동 A공인중개사는 "어제까지 출장때문에 집주인 전화를 받지 않던 세입자가 오늘 아침에 전세계약을 연장할 수 있지 않느냐는 전화가 먼저 왔다"면서 "기존 전셋집에서 쫓겨날까 불안해하던 세입자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반면 집주인들은 재산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되자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A중개사는 "전세를 들일 때마다 세입자들의 불편을 제일 먼저 생각했던 오랜 단골이 세입자가 내내 본인 전화도 받지 않고 피하자 울화통이 터졌는지 이제 내가 살든지 월세로 내놓겠다고 말해 '착한 임대인'은 앞으로 없겠구나 싶었다"고 귀띔했다.

이어 "또 다른 집주인은 이번에 세입자를 들이면 4년간 시세대로 못 올리지 않겠느냐며 2년 뒤 한참 낮은 시세로 재계약 하느니 차라리 내가 원하는 가격에 살겠다는 세입자가 나타날 때까지 비워놓겠다는 얘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기존 전셋집을 재계약하는 세입자들은 다행이지만 새롭게 전세를 구해야 하는 세입자들은 답답하기만 하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입주단지가 몰려있는 강동구 고덕·둔촌동 일대는 전세 씨가 말랐다. 둔촌동 B공인중개사는 "고덕동은 대규모 입주단지가 있어도 전셋값이 오르고 매물도 부족하다"면서 "여기는 둔촌주공을 제외하면 대단위 아파트 단지가 없고,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집주인이 5년 실거주 해야 해 매물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임대차법으로 전세난과 함께 전셋값이 오를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7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14% 올랐다. 지난주(0.12%)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이면서 주간 기준으로 올해 1월6일 조사 이후 7개월여 만에 최대 상승한 것이다.

민간 통계에서도 비슷하다. 이날 부동산 114에 따르면 서울 전세시장은 △강동(0.43%) △구로(0.31%) △관악(0.29%) △송파(0.16%) △동대문(0.15%) △금천(0.13%) 등이 올랐다. 특히 강동은 새 아파트에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고덕동 고덕그라시움,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 둔촌동 둔촌푸르지오 등이 1000만~2500만원 상승했다.

일각에선 임대차법으로 집주인과 세입자간의 갈등이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집주인들은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고 전셋값을 올릴 방법을 찾고 있어서다. 신규 세입자가 오른 전셋값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을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쫓겨난 기존 세입자는 손해배상 청구 등 대응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이 혼란스러울 것을 염려한 정세균 국무총리는 "법 시행이 늦어진다면, 그 사이 과도한 임대료 인상 등 세입자 피해가 우려되고 오히려 시장 불안을 초래할 여지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거와 관련된 중대한 변화인 만큼, 새롭게 시행되는 제도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궁금해하실 것"이라며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는 적용사례를 명확히 정리해 상세히 안내하고, 관련 조례 정비와 현장점검 등 후속 조치에도 만전을 기해달라"고 주문했다.

또 "전월세 임대물량 감소 등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며 "관계부처는 시장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주택임대차 시장 안정을 위해 필요한 보완조치를 적기에 취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국토부는 바뀐 전월세시장과 관련한 Q&A를 만들어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이 가능한지 묻는 질문이 많은데 세입자가 동의하면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불가능하다"며 "이밖에 전세대출보증 연장을 집주인이 거부할 수 있다고 하는데 사실이 아니며, 임대인의 동의가 필요하지도 않다"고 했다.

iron@news1.kr